2025년 03월 14일 (금요일)
폭 설이효순
밤새 안녕이라는 틈 사이로
한 잎 한 잎 내리던 눈은
쌓였던 그리움 켜켜이
블랙홀처럼 까마득해지는 날이 있다.
목련꽃 같은 눈꽃송이
드문드문 낯선 시간만 피어
그에게 전화를 건다.
내게 와 줄 수 있어?
눈 내리는 숲 앙상한 나뭇가지
얹혀 있는 햇솜처럼
가슴이 아려
휘몰아치는
저, 눈발처럼
뜨거웠던 적 있었나
그대
사랑조차도 사치가 되는가.
사랑했던가
사랑하고 있기는 한 걸까
사랑하고 있기는 한 걸까?
* 詩作 Note: 눈(雪)은 인간의 마음처럼 여러 상태로 내린다. 세세(細細)히 내리는 눈이 있는가 하면, 푸짐하게 내리는 함박눈이 있고 휘몰 아 치는 폭설(爆雪)도 있다. 바람과 함께 불어 닥치는 눈보라가 있다. 눈은 인간의 사랑처럼 차분히 내리다가 격정으로 사무치며, 우리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기도 한다. <詩人 최설운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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